1.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– 디지털 유산과 개인정보의 경계우리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디지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. SNS 게시물, 유튜브 영상, 이메일,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까지—이 모든 것은 디지털 유산으로 축적됩니다. 하지만 이 유산은 개인의 동의 없이도 플랫폼에 의해 장기 보관되거나, 심지어 상업적 용도로 활용되기도 합니다.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‘디지털 유산 삭제 요청권’입니다. 단순한 개인정보 삭제를 넘어, 고인이 된 이의 계정이나 콘텐츠가 가족 또는 대리인에 의해 삭제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. 이는 유럽의 GDPR에서 언급된 ‘잊힐 권리(right to be forgotten)’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. 그러나 이 권리는 곧 ‘기억될 권리’와 충돌하게 됩니다. 개인의 삶과 의견이 ..